▲와동중앙교회 박덕규 목사

황혼역에 달려온 남루한 열차인지라
세월이 유수와 같음을 더욱 실감하게 되는가 보다.
뒤쳐진 나그네 사정 볼 것 없이
하루가 쏜살같이 가고
일주일도 한 달도 바쁜 걸음 재촉하더니
벌써 이 해도 꽃이 지는 계절인가보다.
이 인생 또한 그렇게 급한 물살처럼 흘러가다가
어느 날
아듀를 고할 터이니
나그네 세월 빼앗기는 것 같아 몹시 안타깝다.
성경에 세월을 아끼라 하심은
곧 기회를 놓치지 말라 하심이니
육체의 세월은 속히 지나가고,
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는 계절,
이 계절에 무엇을 심을까?
무엇을 지을까? 무엇을 남길까? 무엇을 거둘까?

욕심내고 살아도 가져갈 것 없고
분내며 살아도 허망한 날들,
풀잎인생 가는 길에
예수 인도 받아 영생의 길 허락받았으니
육신으로는 매우 고단하나 영은 참으로 기쁘다.

더욱 깊이 님을 알고
님 앞에 엎드림이 허락되었으니
어찌 행복의 길에 게으름을 피울까보냐 마는
어떤 때는 안개처럼 원수가 덮여 옴을 느낀다.
이를 이기기 위하여 다시 엎드리고 엎드리고
진리를 상고하면 즉시 회복시켜 주신다.

정처 없어 찬 서리 내리는 거리 기웃댔던 이전은 지났으니
나는 허수아비가 아니며 속이 텅 빈 항아리도 아니다.
내 속에는 님의 기운이 충만하고
님의 계명이 살아있고
님의 사랑과 은혜가 지극하다.
나는 님의 생명을 받았으니 영원히 님의 신부이다.
님은 나의 초장이며 내가 쉴 안식처이시다.
님과 함께 하니 상쾌하고 안심한다.
님이 안 계시면 나는 절망이다.
속상한 일 있어도 님 앞에 엎드리고
아득한 일 생겨도 님 앞에 엎드리고
기쁜 일 만나도 님 앞에 엎드리니
범사 나의 진로를 님 앞에 상의 드린다.
물론 목회와 성도와 자녀들의 일까지
님 앞에 상의드림으로 나 혼자 책임지려 하지 않고
모든 일과 상황을 님께 전가시킨다.
그리고 나는 안심하며 순종을 힘쓴다.

님 없이 방황하던 세월이야 유수이든, 정지되었든 무슨 상관이랴 마는
이제,
님의 간섭이 그리워 기다리고
애통하며 사랑하는 자 되었으니
가는 세월은 놓치지 않아야 하겠고
빼앗길 수 없는 귀한 세월임을 알았기에
초조하고 급한 마음도 생기는가 보다.

성도야, 주님을 위해 살자.
이것이 열매요 행복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아, 주님을 위해 일하자.
이것이 영원한 기업이요 가치이기 때문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