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영 변호사(법률고문)

▲질 문

저는 처와 17년 전에 결혼하여 현재 15세 된 아들이 있습니다. 저는 목재상을 운영하다가 자금사정이 어려워 사업을 접어야 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 있던 중, 마침 제 처인 딸 밖에 자식이 없던 장인어른이 처에게 장인 소유의 대지 3,000평방미터를 증여하려고 하자, 처가 자기 대신 아들에게 증여를 해달라고 부탁하여 장인어른은 제 아들에게 위 대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습니다. 저는 자금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금융기관에 아들 명의의 대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을 받아쓰려고 하는데, 가능한가요? 필요한 절차가 있으면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답 변

미성년자인 자녀에 대하여는 부모가 혼인 중에는 공동으로 친권을 행사하고, 부모의 의견이 다를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결정하며, 부모의 일방이 친권을 행사할 수 없을 때(이혼 등의 사유로)에는 다른 일방이 단독으로 행사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부모라고 하더라도 친권자인 부모와 미성년 자녀 사이에 이해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미성년인 자녀에게 피해를 줄 수가 있으므로 민법은 이러한 경우 자녀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친권자인 부모의 법정대리권을 제한하고 친권자로 하여금 가정법원에 특별대리인을 선임하도록 하였습니다.

따라서 특별대리인이 아닌 부모가 이해가 충돌하는, 즉,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이는 무권대리행위가 되어 무효가 됩니다. 만일, 친권자인 부모 중 어느 한쪽만 이해가 상반되는 경우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 이해가 충돌하지 않는 부나 모 중 한명과 공동으로 자녀를 대리하게 됩니다.

반드시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야 하는 경우로써, 판례가 인정하고 있는 이해상반행위에는 친권자가 미성년자를 대리하여 한 상속재산분할협의, 친권자가 자신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하여 미성년자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 등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행위가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가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야 하는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는 지 여부는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예에 따라서 미성년자이게 이익이 될 것인지 피해를 줄 것인지 여부를 따져서 판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별대리인의 선임절차를 간단히 살펴보면, 친권자인 부모의 청구에 의하여 가정법원이 특별대리인을 선임합니다. 가정법원은 필요할 경우 특별대리인의 대리권행사에 관하여 일정한 제한을 가할 수 있으며, 가정법원은 언제든지 선임된 특별대리인을 바꿀 수 있습니다. 특별대리인은 포괄적으로 대리권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의 법률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선임되어 업무처리를 합니다.

질문의 경우, 아버지가 아들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행위이므로 전형적인 이행상반행위로써, 이러한 경우 가정법원을 통하여 특별대리인을 선임하여야 할 것이며, 만일, 아버지가 일방적으로 담보를 제공하였다면 이는 무권대리행위로써 무효입니다. 위 경우 선임된 특별대리인은 나머지 친권자인 어머니와 공동으로 대리권을 행사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미성년자인 아들이 성년이 되어 아버지의 위 담보제공행위를 추인하게 되면 유효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복잡한 법률행위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면, 아버지가 미성년자인 아들의 땅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매매를 하였을 경우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위 대지를 매수한 사람의 경우는 어떻게 되는 가입니다. 이러한 경우 무조건 그것을 무효라고하면 이러한 시실을 모르는 제3자는 예상하지 못한 손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제3자가 선의, 무과실이면 제3자에게는 대항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