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유영 변호사(법률고문)

▲질 문

갑남과 을녀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동거생활을 하던 중 갑은 을에게 자신이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아파트를 을에게 증여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2년 후에 갑과 을은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하면서 갑은 을에게 갑이 소유하고 있던 임야 중 1,000평을 을에게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하는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그런데, 갑과 을은 성격차이로 이혼을 하게 되자 갑은 을에게 혼인신고 전에 증여하기로 한 아파트 및 임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 계약은 모두 무효라며 없던 일로 하자고 하자 을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을 경우 갑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답 변

상기 질문내용은 부부간의 계약은 이를 취소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것으로, 우리 민법은 부부사이의 계약은 언제든지 부부의 일방이 이를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828조). 그러나, 부부간의 계약취소는 혼인신고를 마친 법률혼이어야 하며, 사실혼관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계약취소는 계약의 내용이나 종류에 관계없이 취소할 수 있으며, 혼인 중에 체결한 계약에 대하여만 적용됩니다. 혼인 중에 체결한 계약은 혼인이 지속되는 한 부부간의 계약은 언제든지 일방이 취소할 수 있으며, 민법 제146종의 계약취소권의 소멸조항, 즉,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조항은 적용되지 않습니다(즉, 기간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상기 질문의 경우, 갑은 을에게 증여계약을 체결한 아파트는 혼인전의 사실혼관계에서 한 것이므로 취소할 수 없으며(다만, 사기나 강박 등 민법상 취소사유가 있는 경우에 취소할 수 있습니다), 임야 1,000평의 경우 혼인 중 체결한 것이므로 어제든지 그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만일, 갑과 을이 아직 이혼신고는 되지 않았으나 별거생활을 하는 등 사실상 이혼상태일 경우에는 어떨까요? 대법원 판례는 부부간의 계약취소권이 인정되는 혼인 중이라 함은 형식적으로는 물론 실질적으로도 혼인상태가 유지되고 있어야 하며, 사실상 혼인관계가 파탄된 경우 부부간의 취소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서류상으로만 부부로 등재되어 있을 뿐 사실상 부부관계라고 할 수 없거나 이혼상태에 있다면 계약취소를 할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 참고로 이러한 부부간의 계약의 취소 조항에 대하여는 2012. 2. 10. 삭제되었으므로 삭제전의 규정에 따라 설명을 드린 것이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