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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회, 자기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의회 의결권 겁박하는 중구청의 ‘재의요구’개원 이래 1년 3개월 간 네 차례에 달하는 재의요구로 지방자치제도가 규정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는 상실된 지 오래
김태정 기자  |  tvyonha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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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11.15  15: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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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희의장.

■ 9대 의회 출범 1년 3개월 만에 재의요구 무려 4차례

2023. 10. 16. 중구의회는 제280회 임시회를 열어 과반수 찬성으로 중구시설관리공단 운영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위 구성 결의안을 의결하였다. 10.19. 본회의 의결 안건이 구청으로 이송되고 같은 날 제2차 행정사무조사특위가 열렸으나 곧바로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구청이「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을 재의요구했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9대 의회가 개원한 이래로 1년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중구청이 제기한 재의요구는 2022.12.27. 「2023년도 사업예산안」과 2023.07.20.「서울특별시 중구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안」과 「서울특별시 중구의회 기본조례안」그리고 지난 2023. 10. 19. 「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과 관련해 무려 4건에 달한다.

■ 행정조사특위, 어렵사리 열렸지만 집행부 재의요구로 중단

최근 들어 구청이 재의요구한 「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의 경우, 그 배경에는 중구시설관리공단의 방만한 운영과 인사 전횡과 관련한 여러 의혹과 제보가 있었다.

주민의 세금이 쓰이는 공공기관으로 공익적 가치를 적극 실천하고 준수하며 주민 복리 증진을 위해 청렴하고 공정하게 운영되어야 하는 기관에서 비위 의혹이 발생하자 주민을 대표하고 집행부를 견제·감시하는 입법기관인 의회는 진상규명을 통해 실태를 파악하고 대책을 강구 해 공단 운영의 효율성과 공정성 확보하고자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꾸리게 된 것이다.

행정사무조사특위를 방해하려는 구청의 다분히 정치적이고 조직적인 공작은 집요하고 치밀하게 진행되었다.

2023. 8. 17. 구청장과 기획예산과 및 간부급 인사들로 구성된 밀실 회의에서 조사특위 방해를 공모하는가 하면 본회의에 행정사무조사특위 상정을 막고자 연초부터 회기 일정으로 이미 정해진 9월 임시회를 의도적으로 연기시켰다.

■ 조사특위 방해 공작의 정점,‘의회 현수막 철거’

조사특위 방해 공작의 정점은‘의회 회기 안내 현수막 철거’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2023. 10. 16. 제280회 임시회 개최를 알리고자 관내 26곳에 설치된 현수막이 임시회 개회 당일인 16일, 일시에 기습 철거된 것이다.

회의 기간과 의사일정 주요 사항인 제3회 추가경정사업예산안 안건과 결의안이 함께 게재된 현수막이었다. 구민의 알권리와 동등한 잣대로 원칙 있게 집행되어야 할 행정도 현수막과 함께 길바닥에 내버려졌다.

우여곡절 끝에 10.19. 제2차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가 열렸으나 전가의 보도처럼 구청이 또다시 꺼내든‘재의요구’카드로 조사특위는 제대로 된 활동을 펼치지도 못한 채 멈춰 섰다.

아울러 10. 20. 임시회 폐회식에는 의무 출석 대상 공무원인 중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아무런 사전 통지 없이 불참하였다. 이는 중구청의 산하기관장마저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며 행정사무조사특위에 불만의 표시로 비춰지기에 충분하였다.

■ 재의요구권 남용으로 번번이 좌절되는 의회 의결권

우리 지방자치제도는 기관대립형의 형태를 채택해 지방의회와 지방자치단체장이 서로 대등한 관계에서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지방자치가 운영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회 의결에 대한 재의요구 의 제도적 미비점과 맹점을 악용한 사례로 인해 양자 간의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의회의 의결에 대한 재의요구는 법률안에 국한된 대통령의 거부권과 달리 특정 범위가 아닌 지방의회 의결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예산안, 조례 제·개정, 행정사무조사 요구 등 형태와 성격과 상관없이 의회 의결 전체에 대한 행사가 가능하다.

재의요구를 행사할 수 있는 성립요건 또한 과도하게 자의적이다. 월권이나 법령 위반은 차치하더라도‘공익 저해’와 같은 불특정 개념을 성립요건으로 규정하고 있어 남용의 가능성이 크다. 불특정 개념을 권리제약의 성립요건으로 규정했을 경우 그 해석권을 독점한 기관의 악용 사례는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재의요구에 대해 재의한 결과가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전과 같은 의결이 확정되는데 구청장과 여당 의원의 사전 조율이 작용한다면, 의결 결과는 언제든 달라질 수밖에 없어 의회 의결권의 유명무실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처럼 재의요구권이 남용되는 경우, 결국 집행부 입맛에 맞는 의결사항만 수용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의회 본연의 의결권이 무력화되어 주민의 대표기관 의회는‘식물 의회’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 중구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안 시행으로 구민 신뢰 회복하고 공공기관의 투명성·공정성 확보해야

재의요구 남발, 현수막 철거, 조사특위 방해 공작 등 현재 서울의 한복판 중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낯부끄러운 실태는 무엇보다도 인사청문회 조례안의 필요성을 분명하게 시사하고 있다.

재의요구에 가로막힌 현 인사청문회 조례가 시행되어 주민의 대표인 의회가 고위공무원과 공공기관장의 도덕성과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하는 제도가 운영될 수 있었더라면 여러 의혹과 잡음으로 가득한 지금의 소요와 지역사회 혼란을 최소한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중구의회는 재의요구 남발로 의회 의결권을 겁박하고 구정 운영의 동반자인 의회를 경시하는 부조리한 중구의 지방자치 실상을 낱낱이 밝혀 서울시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 협의체에 전파 및 공유해 공동 연대를 추진함과 동시에 행정안전부 등 상위기관에 제도 개선을 거듭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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