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구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남양주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노바아르테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광남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국관현악지도자협회 회장

미요는 근대 프랑스 음악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프랑스 6인조’의 한 사람입니다. 그는 1892년 9월 4일 엑스 앙 프로방스의 부유한 유태계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으나, 처음부터 그는 작곡가를 지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양친의 권유로 우선 일반 대학 교과를 전공한 뒤, 1910년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댕디에게 작곡을 본격적으로 배웠습니다. 이미 학생시대부터 창작욕이 왕성해서 그 작품도 습작에서 벗어난 개성을 보였습니다.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등이 이 시기의 작품입니다.

제1차 대전 중에는 외교관 시인으로서 유명한 폴 클로델의 비서로서, 브라질에서 보내다가 대전 후 귀국하여, 《브라질의 향수》 등의 걸작을 발표했습니다. 1919년에 파리로 돌아가 에릭 사티를 주창자로 하는 프랑스 신음악 운동에 참가하여 소위 ‘6인조’의 멤버로서 주목되고, 다작가로서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가극 <콜룸부스>, 발레 <지붕 위의 소>, 목관 5중주곡 <르네 왕의 난로>,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스카라무슈> 등이 특히 잘 알려진 작품들입니다. 유태계였기 때문에 제2차 대전 중 1940년에 미국으로 망명하였습니다. 전후 캘리포니아의 밀스 칼레지에서 작곡을 가르치며, 프랑스와 미국을 왕복하는 생활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음악원의 작곡과 교수를 1962년의 70세 정년까지 맡았습니다. 그는 1974년 6월 22일에 제네바에서 타계했습니다.

미요는 본질적으로 신고전주의의 작곡가였습니다. 음악이란 혁명에 의하는 일없이 점진적으로 발전한다는 사고방식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어떻든 양적으로 방대하기 때문에 그 특징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는 기술적으로는 다조를 사용했으나, 그의 음악의 근본은 온음계적인 선율에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또 6인조 중에서도 가장 격렬한 반인상주의자로, 신고전주의에 서서 현대 프랑스 음악을 확립한 사람입니다. 미요는 작곡가와 프랑스악단의 거물로서 82년의 생애를 영광 속에 보낸 행복한 음악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요는 재즈의 기법을 가지고 많은 작품을 썼는데, 발레음악인 <세상의 창조 - La Creátion du Monde>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이것은 우주의 최초에 관한 아프리카의 신화에 바탕을 둔 곡입니다. 미요는 1919년 런던에 체류하는 중에 그곳에서 연주하는 미국의 흑인 밴드에 의해 처음으로 재즈를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반감을 갖고 상대도 않았는데 차차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미요는 말했습니다. “연주하는 모습을 보기위해 나는 매일 밤 오케스트라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1920년 뉴욕에 건너갔을 때는 할렘가로 갔다. 책을 읽고 레코드를 사서 그것을 집으로 가지고 와서 특수한 효과를 이용했다.”

이 무용곡은 작가 블라이제 쎙드라 (Blaise Cendrars)의 대본에 의한 1막 구성으로 1923년 10월 25일 스웨덴 발레단에 의해 파리의 샹제리제 극장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디자이너 페르난드 레게르 (Fernand Leger)는 무대에 아프리카를 옮겨 놓았고, 안무가 장 뵈린 (Jean Borlin)은 아프리카 샤마니즘이 만들어낸 많은 신들의 율동을, 그리고 미요는 그 율동을 위하여 재즈의 요소가 가득한 이 음악을 만들어 무대에 올렸습니다.

그 내용은 옛날 원시적인 미개인들의 천지가 개벽한다는 공상의 세계를 그린 것으로, 먼저 산이 나타나 그의 분부에 따라 산천초목이 생기고 온갖 짐승과 새와 곤충이 생기고 나중에 인간이 생겼는데 여기서 흑인의 최초의 남녀가 서로 사랑하여 포옹하면서 생을 즐긴다는 줄거리로 되어 있습니다.

이 발레음악은 재즈를 클래식 음악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최초의 작품으로 거쉰의 <랩소디 인 블루>보다도 1년 전에 작곡되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미국의 평론가 폴 로젠펠드는 “신포니 재즈의 모든 작품들 가운데 아마 가장 완전한 작품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서곡과 5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졌고, 연주시간 약 16분~18분을 요하는 짧은 곡입니다.
서곡 - 환상 세계의 슬픈 표정이다.
제1악장 - 세계가 아직 생기기전의 혼돈 상태를 나타냈는데 창조의 신이 나타난다.
제2악장 - 영혼이 활동을 시작한다. 나무가 돋아나고, 꽃이 피고, 동물의 창조가 진행됨에 따라 세계는 더욱 밝아진다.
제3악장 - 조물주를 중심으로 하여 창조된 여러 동물들의 무용이 벌어진다. 그리고 혼이 움 직이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인간의 탄생을 보게 된다.
제4악장 - 흑인 남녀가 최초로 서로 포옹한 후 즐거운 무용이 전개된다. 관능적인 재즈 스 타일의 열띤 음악이 전개 된다.

미요와 같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소화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는 것은 사실 용기가 필요한 행동입니다.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하며 그 길을 개척해 나간다는 것은 안정됨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떠나는 모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이런 개척적인 모험가들에 의해 새로움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새로움을 창조하기 위해 그들은 많은 준비와 생각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혹자들은 그들을 비난하기도 하고 매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은 창조적인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창조물의 혜택을 함께 누리게 됩니다. 미요도 재즈의 기법을 받아들여 이 멋진 클래식 발레음악을 만들어 내는데 약 3년의 준비를 하고 모험적인 작품을 세상에 선물한 것입니다.

우리는 창조적 모험가들이 우리에게 선물한 모든 것들을 대할 때마다 그들에게 감사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새로운 창조자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만 합니다. 보다 다양한 창조물들을 선물로 받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