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구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남양주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노바아르테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광남 오케스트라 지휘자 한국관현악지도자협회 회장

물 위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수상음악>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헨델은 하노버의 게오르그 선제후로부터 기한부 휴가를 얻어 영국으로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에 도착하여 지내보니 헨델은 영국이 마음에 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헨델은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고 주저하고 있었습니다. 이 일로 헨델은 하노버의 게오르그 선제후의 기분을 대단히 상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714년 8월에 앤 여왕이 서거하게 되고 10월에는 하노버의 게오르그 선제후가 영국의 조우지 1세로서 황제의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헨델은 입장이 매우 난처하게 되었고, 황제는 황제대로 과거의 일로 헨델에 대한 호감을 보이질 않았습니다. 헨델과 교분이 있었던 바아린톤 경과 키루만젝 남작 두 사람이 이 사정을 알게 되어 헨델에게 황제의 뱃놀이 정보를 주게 되고, 이를 위한 연주회를 기획하게 됩니다. 이리하여 1715년 여름 황제가 템즈 강에서 뱃놀이를 하는 기회를 타 황제도 모르게 배 한척에 관현악단을 태워 황제의 뱃머리 가까이 가서 신작의 음악을 연주했습니다. 다행이도 이 음악이 황제의 마음에 들어 이때부터 황제의 총애를 다시금 받게 되고 2백 파운드의 연금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수상음악>이 작곡된 동기는 황제가 키루만젝 남작을 통해 뱃놀이를 계획하면서 헨델에게 흥취를 돋울만한 새로운 음악의 작곡을 의뢰하게 되어 1717년에 작곡을 했다는 설도 있어 정확한 유래는 불명확합니다. 단지 강위에서 열린 음악회의 기록에는 “50명 정도의 오케스트라를 실은 배가 황제의 뱃머리에서 헨델에 의해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였다. 이 곡은 유명한 헨델이 작곡한 음악이다. 특히 이 연주에는 색다른 관악기가 많이 사용되었다. 황제는 이 음악이 매우 마음에 들어 여러 차례 되풀이하여 연주할 것을 하명하였다. 이 음악이 한번 연주되는 데는 한 시간이 걸렸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수상음악>은 경쾌하고 명랑한 동시에 변화가 있어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음악입니다. 특히 당시로서는 잘 쓰이지 않는 관악기의 사용이 주목됩니다. 이 원곡은 20곡이나 되는데 이중에서 해밀턴 하티 경이 여섯 곡을 추려 근대 관현악용으로 편곡해서 1922년에 출판한 것이 지금 주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곡의 내용은 알레그로-에어-부레-혼파이프-안단테-알레그로의 여섯 악장으로 되어있습니다.

헨델이 <수상음악>을 작곡하게 된 배경에서 정보와 그 정보를 어떻게 이용하고 그를 통해 새로움을 만들어 상황을 유리하게 전환시키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헨델은 분명 거의 최악의 상황에까지 직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왕의 나들이에 대한 한 조각의 정보가 주어졌고 헨델은 그 정보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상황을 성공적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우리의 상황이 최악으로 될 때에는 분명 그를 돌파할 수 있는 기회의 정보가 있습니다. 그 정보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내 것으로 만들어 내어 새로운 상황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헨델을 보건데 성공의 요건은 정보와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창작, 그리고 상황의 전환을 위한 정면 돌파였습니다. 지금 상황이 어렵다면 그 상황을 전환시킬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분석하고 새로운 바탕을 만들어야 합니다. 기존의 것으로는 상황을 전환시킬 수 없는 것입니다. 만일 헨델이 기존에 작곡한 자신의 곡을 가지고 템즈 강변으로 나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결과는 자명합니다. 상황을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새로운 음악과 악기편성으로 상황을 반전시키고 황제의 총애를 획득하게 됩니다.

정보를 분석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그로인해 상황을 전환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창조경영’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