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유영 변호사(법률고문)

▲질 문

제 부친께서는 저와 제 여동생을 낳은 후 이혼을 하셨고, 이혼한 새 어머니에게는 아들이 한 명 있습니다. 부친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증서를 작성하셨는데, 제 여동생이 지체장애인이어서 걱정이 되신 나머지 제 여동생에게 별도의 재산을 남기는 내용이었는데, 제 이복동생인 새어머니 아들은 자기에게 불리한 내용의 유언증서임을 알고 이를 파기시켰습니다. 이러한 경우 제 이복동생도 상속을 받을 수 있나요?

▲질 문

질문하신 경우는 상속결격에 대한 것입니다. 민법은 상속인에게 법률이 정한 일정한 사유가 발생하면 특별히 재판상의 선고를 기다리지 않고 법률상 당연히 그 상속인이 피상속인을 상속하는 자격을 상실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상속결격이라고 합니다.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상속결격사유를 보면, (1)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자나 동순위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경우, (2) 고의로 지계존속, 피상속인과 그 배우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3)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 또는 그 철회를 방해한 경우, (4) 사기 또는 강박으로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을 하게 한 경우, (5) 피상속인의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 변조, 파기 또는 은닉한 경우 등 다섯 가지입니다. 한 가지 유의할 것은 고의의 살인이나 상해치사인 경우에 한하며, 과실에 의한 경우는 상속결격사유가 아닙니다.

상속결격자는 당연히 상속할 자격을 상실하며, 상속개시 전에 결격사유가 생기면 그 상속인은 나중에 상속이 개시되더라도 상속을 할 수 없습니다. 피상속인이 사망한 후 유언증서를 파기한 경우와 같이 상속개시 후에 결격사유가 생긴 경우에는 일단 유효하게 개시한 상속도 그 개시시에 소급하여 무효가 됩니다. 상속결격자는 피상속인에 대하여 상속인이 될 수 없음은 물론 수증결격자도 되기 때문에 유증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상속결격의 효과는 특정의 피상속인에 대하여만 미칠 뿐 다른 피상속인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예컨대, 배우자를 살해한 자는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관계에서만 결격자가 되지만 자기의 부모가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상속결격의 효과는 결격자의 일신에만 그치므로 결격자의 직계비속이나 배우자가 대습상속을 하는 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즉, 상속결격자에게 자녀가 있을 경우 그 자녀는 대습상속인으로 상속을 받게 됩니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인데, 결격자가 상속재산을 선의, 무과실의 제3자에게 양도한 경우에도 그 양도행위는 처음부터 당연무효이며, 선의취득의 보호를 받지 않는 한 제3자는 아무런 권리도 취득하지 못합니다. 이 경우 진정한 상속인은 제3자에 대하여 상속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는 상속회복청구권의 성질을 가지므로 진정상속인의 상속회복청구권이 제척기간의 경과로 소멸하던가 제3자의 취득시효가 완성되지 않는 한 진정상속인으로부터 반환청구가 있으면 이에 응하여야 합니다.

질문하신 경우 이복동생은 상속결격자가 되므로 상속권이 없으며, 귀하와 귀하의 동생 그리고 새어머니가 공동상속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