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일보
오피니언시민사회단체장에게 듣는다
"하얀 사랑 빨간 사랑"
김덕주 교장  |  담쟁이시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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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4.26  0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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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대학교 객원교수
前대전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
우리의 몸은 알면 알수록 신비함으로 가득 차 있다. 눈, 코, 입이 달린 머리에서부터 가슴, 배, 팔다리까지 어느 것 하나 신비롭지 않은 것이 없다. 서로 도와가며 몸의 일부로써 각자의 역할을 해나가 완전한 하나가 되는 전체를 이룬다. 특히, 눈에 보이는 몸의 일부가 아닌 보이지 않는 혈액까지도 자신을 위해서만 살지 않음을 알게 된다.

백혈구와 적혈구의 삶을 설펴보며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야 되는지를 터득하여 보자. 백혈구는 세균냄새를 잘 맡는다. 그래서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주는 침입자가 들어오면 그들을 처리하는 경찰의 역할을 한다. 인간의 혈액에는 수백만 개의 백혈구가 존재하며, 혈액과 조직에서 이물질을 잡아먹거나 항체를 형성함으로써 감염에 저항하여 신체를 보호한다. 백혈구는 보통 혈액 1㎣당 6000-8000개 존재한다. 백혈구의 주요기능은 아메바운동을 하면서 혈관 밖으로 나와 외부로부터 침입한 세균이나 이물질을 세포 내로 취입한 다음 소화 분해하여 독성을 없애는 것이다.

그 방법을 보면 참으로 놀랍다. 침입자에게 무리한 힘을 쓰지 않는다. 그저 침입자를 아주 깊은 사랑으로 자신의 품에 꼭 껴안을 뿐이다. 나쁜 침입자를 밀어내지도 질타하지도 않는다. 꼭 껴안아 품음으로써 외부의 세균이나 이물질이 녹아내리게 한다. 즉 모두를 친구로 만들어 버린다. 독을 간직한 나쁜 물질을 감싸 안아 독이 없는 친구로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갖고 있다.

다음으로 골수에서 태어난 적혈구는 폐에 가서 산소를 풍성하게 얻어서 필요한 곳에 아낌없이 다 넘겨주고 자신은 조용히 사라진다. 피가 빨간 것은 적혈구 때문이다. 적혈구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숨을 쉴 때 코로 들어온 산소는 폐에서 헤모글로빈과 결합한다. 피는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빨간색을 띠게 된다. 혈액 속에서 산소운반을 담당하는 물질을 혈색소라 하며, 척추동물은 헤모글로빈이 혈색소의 역할을 한다.

산소는 수용성이므로 스스로 피 속에 녹아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헤모글로빈과 결합을 하면 산소가 피 속에 그냥 녹는 것보다 60여배 더 많이 포함될 수 있으므로, 몸에서 요구하는 산소를 전달해 주기 위해서는 헤모글로빈이 꼭 필요하다. 헤모글로빈에 결합한 산소는 온몸을 돌아다니다 산소를 필요로 하는 세포에 이르면 헤모글로빈에서 분리되어 세포로 들어간다. 대신 세포에서 대사과정에서 생성된 이산화탄소가 헤모글로빈에 결합한다. 따라서 적혈구는 산소는 물론 이산화탄소와도 결합하는 셈이다. 산소는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원소이며, 이를 적재적소에 운반해 주는 적혈구는 생명유지를 위한 필수 세포이자 혈액에 포함된 가장 중요한 성분이라 할 수 있다.

적혈구는 모든 것을 나누어주고 자신은 조용히 비장에 가서 마지막을 정리한다. 가장 중요한 역할이지만 그것을 자랑하지도 드러내지도, 내 것을 주었다고 티를 내지도 않는다. 그리고 조용히 생을 마감한다. 죽는다고 슬퍼하지도 원망 하지도 않는다. 할 일이 끝났기에 우리 몸을 위해 즐겁게 사라진다.

우리 사람의 몸속은 이렇게 사랑이 넘친다. 우리 몸의 백만분의 일도 안 되는 세포들은 이렇게 아낌없이 사랑을 베푸는데 이 소중한 사랑들이 가득 차 있는 우리 자신은 왜 사랑을 베풀지 못할까? 무엇이든 포근히 안아주는 백혈구의 하얀 사랑처럼 남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적혈구의 빨간 사랑처럼.

우리의 인생살이 모습을 어떤가? 백혈구처럼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이 있는가? 적혈구처럼 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아낌없이 줄 수 나눔이 있는가? 누가 보지 않아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묵묵히 내 일을 해나가고 있는가?

우리도 오늘 하루만이라도 백혈구나 적혈구처럼 사랑다운 사랑을 해보면 어떨까? 모든 걸 사랑으로 감싸주는 백혈구의 하얀 사랑과 모든 걸 나누어주는 적혈구의 빨간 사랑을. 백혈구의 눈 같은 하얀 사랑과 적혈구의 동백꽃 같은 빨간 사랑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함께 하는 그날을 기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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