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면수 동이파출소장

오늘로 옥천경찰서에 부임한지도 1개월 15일째다. 옥천경찰은 요즈음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이 웬 복지 타령이냐 하겠지만 작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복지를 누구나 누려야 할 혜택쯤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지를 챙겨야 하는 사회복지사 공무원이 너무 격무에 시달려서 결혼을 앞둔 새 신부가 자살까지 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사태도 있었다. 그렇다고 국민들이 정부에 바라는 복지 혜택 수준은 너무 높다. 국민의 높은 눈높이보다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옥천경찰들은 112 순찰중에 어르신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항상 웃으며 친절하게 대한다. 최소한 동이파출소 경찰관들은 그렇다. 동이면의 오지인 용담마을 어르신을 비롯한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려면 항상 파출소에 전화하여 순찰차량이 모시러 오기를 청한다. 이때만큼은 112 순찰차량이 콜택시요 구급차량인 것이다.

어르신들은 너무너무 고맙다고 먹을 것을 건네주시려고 애를 쓰지만 한 번도 받지를 않는다. 한번 받기 시작하면 어르신들은 차량을 호출할 때 마다 매번 무엇을 주어야 하나하고 고민을 할 것이기 때문에 억지로 건네주시는 것조차 마다한다. (이때 경찰관들은 무척 죄송스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함) 일부 인사들은 경찰차량은 순찰을 돌아야 하는데 국민들이 콜택시처럼 이용하는 것은 공권력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면서 못마땅하다는 반응도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2 순찰차량으로 순찰 도중 어르신들이 집으로 귀가하다가 힘에 부치어 길 가장자리에서 쉬는 것을 보면 차량에 태워서 집으로 안전하게 귀가 시키고도 있다. 가히 주민 눈높이 맞는 복지 치안 행정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평균 80.8세 (남자 77.2세. 여자 84.1세)로 OECD국가 평균 79.8세보다 높아지면서 농촌은 점점 고령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동이면 인구 3375명중 80세 이상 어르신이 259명인데 이중 혼자사시는 어르신이 58명이나 계신다.

그래서 동이파출소 경찰을 비롯한 옥천경찰관들은 ‘실버케어’라는 치안행정을 하기로 하였다. 관내 순찰중 80세 이상 연세가 드신 혼자사는 어르신을 1주 또는 2주에 1회 가량 방문하여 건강과 안부를 확인하는 등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되는 노인 복지를 할 것이다. 또한 외부에 멀리 나가있는 자녀들이 파출소로 전화를 하여 당신의 부모님 안부를 또는 건강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하기로 하였다.

실제 몇 일전 동이파출소 관내에서 서울에 사는 여자분이 “우리 부모님이 몇일동안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집을 방문하여 안부를 확인해달라”는 부탁 전화가 와서 경찰관이 자택을 방문한바 차량은 집에 고이 주차되어 있는데 집현관문이 잠겨있어 열쇄수리공을 불러 문을 따고 집안에 들어가보니 1주일 전 부부가 방안에 연탄화덕을 피워놓고 자살한 일이 있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노부부의 자살은 과연 가족만의 책임일까! 아니다. 이 땅을 살아가는 모두의 책임인 것이다.

이에 우리경찰은 범죄로부터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서 이제는 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복지 경찰로 서서히 탈바꿈하는 것이 이 시대의 사명이 아닌가 하는데 혹자는 경찰이 '국민들의 복지'를… 하면서 파안대소하는데 이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