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유영 변호사(법률고문)

▲질 문

갑과 을은 혼인신고를 마치고 15년 간 혼인생활을 하던 중, 갑은 슬하에 1남 1녀의 자녀가 있음에도 2012년경부터 사업상 3년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병녀와 가까이 지내면서 을과 자녀들에게 싫증을 느낀 나머지 가족들에게 욕설을 함은 물론 점점 폭력까지 행사하여 가정불화가 심각하였다. 을은 이혼할 생각도 있었으나 자녀들을 생각하여 가급적 참고 지내고 있던 중, 갑은 아예 이혼을 결심하고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을은 이혼할 수 없다며 갑의 이혼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답변서를 제출하고 있는데, 갑의 이혼소송은 가능한가요?

▲답 변

이혼과 관련하여서는 2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파탄주의와 유책주의인데, 우선 파탄주의란 혼인이 파탄된 경우 그 파탄의 원인을 누가 제공했는 지,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지 여부를 묻지 않고 이혼을 허용하는 것이고, 유책주의란 혼인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이혼청구를 하여도 허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위 두 가지의 경우 각 장단점이 있을 수 있겠으나, 우리나라는 유책주의를 택하여 원칙적으로 이혼의 원인을 제공한 파탄책임자에 대하여는 이혼을 허용하고 있지 않으며, 만일, 유책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하더라도 법원에서는 기각판결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편이 다른 여자와 동거생활까지 하면서 장기간 처와 별거생활을 한 경우의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을 때, 반대로 처가 다른 남자와 동거를 하면서 자식까지 낳은 경우(물론 자식을 낳지 않았다 하더라도)의 처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을 때 등은 이혼청구가 기각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책배우자가 이혼소송을 제기한다고 하여 무조건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법원에서는 이러한 경우 구체적으로 따져서 판결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1) 남편이 유책배우자인 경우 남편이 이혼소송을 제기하였을 때, 실제로 상대방인 처가 남편과는 더 이상 혼인생활을 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즉 처에게도 이혼의사가 있으면서도 단지 오기나 감정 등을 앞세워 겉으로만 이혼을 거부하는 경우, (2) 혼인파타의 책임이 부부 모두에게 있을 때 이혼소송을 제기한 쪽(원고)이 상대방(피고)보다 그 파탄책임이 가볍다고 볼 수 있는 경우, (3) 남편이 바람을 피워 서로 이혼하기로 합의하는 등 이미 다른 사유로 혼인이 파탄된 이후에 별거생활을 하다가 남편이 다른 여자와 동거생활을 하자 처가 이를 이유로 이혼기각판결을 구할 때 법원은 이혼을 허용하는 판결, 즉 남편에 대한 승소판결을 하게 됩니다.

사례의 경우 갑의 이혼청구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즉 이혼소송을 제기할 경우 기각판결이 선고될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 대법원은 아직까지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입장을 명백히 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